[칼럼] EP.1 레프트 백의 주인을 찾아라!



[George’s ROAD TO THE CHAMP]



[EP.1 레프트백의 주인을 찾아라!]


최정상급의 아카데미를 보유하고도 무한정 임대와 헐값 판매, 방출을 거듭하면서 1군 자원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날려버린 수많은 유망주들.. 어쩌면 이전의 아카데미 선배들과 다르지 않은 운명을 맞이할지도 몰랐을 그들이 영입징계 1년이라는 중징계의 여파와 클럽 레전드 감독의 믿음으로 단숨에 팀의 중심으로 자리했고, 시즌 전 세간의 비관적인 전망에 비해 매력적인 공격축구로 순항하고 있는 현 상황에 팬들의 마음은 걱정보다 기대로 채워져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유스 출신 선수들의 대활약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성을 자랑하면서 역사상 여름 이적시장 영입선수가 ‘0’명이었던 팀이 지난 시즌의 토트넘 단 한 팀 밖에 없을 만큼 그 어떤 리그보다 매 시즌 전력보강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챔스권 그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스쿼드 상의 아쉬움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부분이 레프트백이라는 것에 이견이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풀백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느린 주력을 가지고도 안정적인 볼터치와 날카로운 킥력으로 콘테발 back3 신드롬의 주역으로 활약한 마르코스 알론소는 다시금 팀의 플랜a가 4인 수비라인으로 전환된 지난 시즌부터 급격히 떨어지는 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어부지리로 주전이 된 에메르송 역시 영입 초기보다는 공수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붙박이 주전으로 사용하기에는 어딘가 2% 부족한 모습으로 램파드의 마음에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증거로 최근 경기에서 공격적인 변화를 위한 교체카드로 리스 제임스를 투입할 때 동일 포지션의 아스필리쿠에타가 아닌 에메르송을 교체하는 장면이 수차례 나오기도 했죠.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다가올 이적시장에서 첼시의 타깃이 될 레프트백 두 선수, 벤 칠웰과 호세 가야에 대해서 속속들이 파헤쳐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① 벤 칠웰(Benjamin James Chilwell)



출생 : 1996.12.21.


국적 : 잉글랜드


소속팀 : 레스터 시티 FC(Leicester City FC)


신체 : 178cm / 77kg


Instagram : @benchilwell


(사진출처 : leicester city 공식 홈페이지 19/20시즌 프로필)









<HISTORY>

1990년대 초 잉글랜드로 이주한 뉴질랜드인(뉴질랜드는 1907년 영국의 식민지에서는 독립했으나 여전히 영국국왕을 국가원수로 두면서 특별한 외교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입헌군주제 국가이기에 뉴질랜드 출신의 이민자를 완전한 이방인으로 보기는 힘듭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밑에서 뉴질랜드인의 뿌리를 두고 태어난 벤 칠웰은 가정에서도 아름다운 섬나라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추구한 아버지의 성향에 의해 전통적인 영국의 교육방식보다 훨씬 더 자유분방한 환경에서 성장했고, 그의 축구 커리어 또한 그의 집 뒷마당에서 아버지와 함께 형식에 제약 없이 그저 즐기기 위한 공놀이로 시작됐습니다. 바로 이러한 접근이 브라질이나 프랑스 이민자 사회에서 길거리 축구를 경험하며 자란 선수들이 기술적인 능력치가 높은 것처럼 지금의 칠웰이 양발 사용에 능하고, 수준급의 발기술까지 보유하는 데 초석이 된 것입니다.


델레 알리의 친정팀 MK 돈스의 연고지로 잘 알려진 밀턴케인스에서 태어난 벤 칠웰은 본격적으로 클럽 축구를 경험하기 위해 지역팀 워번 라이온스에 입단했고, 점차적으로 더 큰 무대로 향하기 위해 블렛첼리 유스팀으로 적을 옮기며 각종 지역대회를 휩쓰는 발군의 활약을 통해 유소년 축구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지역 내의 무대는 이 재능있는 선수가 뛰기에는 좁았고, 칠웰은 직접 프로팀을 찾아다니며 트라이아웃을 치뤘습니다. 그렇게 러쉬덴 앤드 다이아몬드에 입단하게 된 칠웰을 일찌감치 눈여겨 본 당시 레스터시티의 유소년 담당 스카우터가 테스트를 제안하며 12세에 지금의 소속팀 레스터시티로 입성하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그가 프로가 되는 길에 엄청난 인고의 시간이 따르게 됩니다.


입단 후 3년의 시간동안 무난하기는커녕 아무런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그는 수많은 아카데미 선수들 중 U-16 팀으로 월반하지 못하는 단 4명의 선수에 포함되며 계속 15세 팀에 머무르며 프로선수의 꿈을 일찌감치 접을 뻔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지만 가까스로 방출만은 면하면서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이어나갔습니다. 이러한 고난의 시기에 칠웰은 한 크리켓 팀과 계약하면서 새로운 종목으로 진로를 개척할 가능성 또한 열어두었지만, 직업으로서의 축구를 생각하기 이전에 아버지와 마당에서 뛰어놀던 유년기부터 축구 그 자체를 너무나 사랑했기에 크리켓 팀에서 활동하는 시간에도 그의 머릿속은 온통 축구로 가득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늘 최고의 친구이자 멘토였던 아버지의 격려와 지지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미친 듯이 훈련에 매진합니다.


어린 나이에 들인 노력일수록 결실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마련이라 했던가요, 그렇게 서서히 다시 팀의 미래자원으로 여겨지며 발전하던 벤 칠웰은 14/15시즌 1부 리그로 승격한 팀의 리저브팀에 합류하며 올해의 아카데미상까지 거머쥐는 대반전을 이루어냈습니다. 그 시기에 연령별 대표팀(U-18~21) 또한 차례로 거치며 커리어 대약진에 탄력을 받기 시작한 그는 이듬해 허더즈필드로 임대를 떠난 지 채 2개월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팀으로 복귀하라는 명을 받고 마침내 1군에 합류하고는 2016년 1월 20일 fa컵 3라운드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데뷔전까지 치르며 동화, 기적이라 불리는 클라우디오 라니에리(Claudio Ranieri)발 프리미어리그 우승신화의 시즌인 15/16시즌 주전 레프트백 크리스티안 푸흐스의 백업 역할을 맡으며 데뷔 첫 해 리그 우승의 일원이 되는 엄청난 행운까지 누리게 됩니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1군에 안착한 칠웰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미완의 기대주에 불과했으나, 나이젤 피어슨(Nigel Pearson) 체제부터 팀의 수석코치를 맡아 정식 사령탑이 된 크레익 셰익스피어(Craig Shakespeare) 감독이 17/18시즌 초 성적부진으로 경질된 후 소방수로 투입된 클로드 퓌엘(Claude Puel)이 지휘봉을 잡은 직후부터 무한 총애를 받으며 푸흐스를 밀어내고 반강제적으로 주전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벤 칠웰의 잠재력에 그야말로 꽂혀버린 퓌엘은 출전시간의 단계적인 증가를 통해 천천히 유망주의 성장을 돕는 대신 무한한 신뢰로 분에 넘치는 출전기회를 선사하며 벤 칠웰의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보여준 것도 없이 감독의 성향만으로 갑작스럽게 주전이 된 그는 확실히 여물지 않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즌이 반환점을 돌기 전까지는 풀타임 첫해를 겪는 선수치고는 준수한 활약을 했지만, 풀백으로서는 치명적인 수준의 형편없는 크로스와 수비상황에서의 집중력 저하로 인한 대인마크 실패나 1대1 돌파허용, 폴 스콜스를 연상케 하는 지나치게 투박한 태클스킬까지 약점을 속속들이 노출하며 팬들의 원성을 자아냈습니다.

오히려 우승주역이었지만 영문도 모르고 유스출신 선수에게 주전자리를 내어준 푸흐스는 상당히 제한적인 출전기회 속에서도 나오는 경기마다 노련한 플레이를 보여주며 여전히 수준급의 경기감각을 유지하고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그러나 벤 칠웰에 대한 퓌엘의 무한신뢰는 애초에 시작부터 가능성이라는 무형의 장점 이외에 근거 따위가 존재하지 않았고, 고집스러울만큼 칠웰의 기용을 강행했습니다. 그렇게 어린 나이부터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던 칠웰은 서서히 자신의 약점들을 메워가기 시작했습니다.


꾸준한 출전으로 어느새 공수 양면에서 크게 성장한 벤 칠웰은 내친김에 루크 쇼(Luke Shaw)의 대체발탁 자원으로 2018년 9월 A대표팀에도 입성하며 대표팀 주전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립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와 동시에 퓌엘 감독은 강등을 걱정하는 팀에서는 탈피했지만 ‘빅6를 위협하는 강호로 자리잡느냐, 그저 그런 중위권 팀에 머무르느냐’의 기로에 선 팀의 방향성에 있어서 색깔없는 축구로 팬들과 수뇌부의 비판을 받으며 18/19 시즌 중 경질되었으나, 이미 어엿한 주전으로 성장한 칠웰의 입지는 신임 브랜든 로저스(Brendan Rodgers)의 공격적인 패싱게임에서 빛을 발하며 더욱 견고해졌습니다.

올 시즌 초에도 (12월 1일 기준) 벤 칠웰은 리그 평균평점 7.2점과 1골 3도움 기록하는 등 특유의 공격성을 뽐내며 첼시를 포함한 다수 빅클럽들의 구애를 받고 있습니다. 아직 23세(작성일 기준으로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았으므로 정확히는 22세)에 불과한 이 어린 선수가 애슐리 콜을 끝으로 씨가 말라버린 잉글랜드의 월드클래스 레프트백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Strength & Weakness>


- Strength >> 피지컬 / 슈팅 / 패스(시야, 기회창출) / 드리블 / 스피드


: 가장 먼저 나열한 ‘피지컬’ 부분은 그의 키(178cm)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독자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벤 칠웰은 확실히 피지컬적으로 뛰어난 선수입니다. 이 피지컬적인 강점으로 함께 나열된 다른 장점 또한 발현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해를 거듭할수록 상체근육이 벌크업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최근 리그 중계를 독점하고 있는 spotv의 캐스터가 거친 경합 상황에서 “이 곳은 프리미어리그, 반칙 불지 않습니다.“라는 멘트를 수차례 사용하는 것처럼 육탄전을 방불케하는 어깨싸움의 향연이 매경기 벌어지는 프리미어리그의 특성상 몸싸움에 능한 선수, 특히 먼저 어깨를 집어넣으며 볼 소유권을 선점할 줄 아는 강인한 몸을 가진 선수는 훨씬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강점을 통해서 벤 칠웰은 본인이 볼을 소유한 채로 스피드를 내는 드리블상황에서도 상체를 꼿꼿이 세우고 공기저항을 뚫으며 가속을 받아 앞으로 빠르게 치고 나가는 시원시원한 돌파장면을 자주 보여주곤 합니다. 그러면서도 단기간의 체격변화에 밸런스가 무너져서 드리블링 능력이 감퇴되는 현상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계획적이고 단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거친 것으로 보입니다(물론 17세에 데뷔한 점을 생각하면 체격의 발달은 자연스러운 성장으로 볼 수도 있음). 더불어 데뷔 초 약점으로 지적되던 대인방어, 뒷공간 허용 등의 문제 역시 하드웨어적인 성장을 통해 상당히 보완된 모습을 보여서 주력으로 승부하는 상대 윙어들의 카운터에 크게 당황하지 않고 수비를 잘 해낼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이 부분을 약점으로 보는 시선이 존재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더 좋아질 가능성도 충분한 항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심을 중앙에 곧게 세우고 달리는 드리블 자세 또한 상당히 특이합니다. 보통 이렇게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자세를 가진 선수는 스프린터나 테크니션과는 거리가 먼 선수가 많은데, 벤 칠웰은 이러한 자세에 전혀 개의치 않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공격적인 풀백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그렇게 중심이 높은 상태로 움직이면서도 강한 코어근육으로 절묘한 중심이동을 가져가며 순식간에 두세명이 에워 싼 하프스페이스를 뚫어버릴 수 있는 돌파력을 갖추고 있고, 이 자세를 통해 확보된 시야를 통해서 매우 이상적인 타이밍에 침투하는 공격수에게 키패스를 뿌려줄 수 있는 패스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강한 발목 힘에서 나오는 슈팅능력 또한 일품인데, 주발인 왼발은 물론 반대발로 슛각을 만들고 간간히 날리는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슛 또한 상당히 날카롭습니다. 완전한 양발잡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준수한 수준의 오른발 스탯을 지닌 점은 지공상황이 많은 강팀의 풀백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Weakness >> 태클 / 크로스


: 태클의 경우 클린태클도 종종 선보이고 시즌 경기당 태클 성공횟수가 (작성일 기준)1.27개로 그렇게 처참한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변수(퇴장)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완전한 슬라이딩 태클은 자제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눈여겨본 모든 면에서 성장했다고 확신을 하지만 이 태클에 있어서 기술적인 부분은 데뷔 초와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습니다.


크로스의 경우는 분명 향상되고 있습니다. 바디의 침투 타이밍과 잘 들어맞는 양질의 크로스도 종종 나오고 가장 최근 대표팀 경기에서도 경기 내내 위협적인 크로스를 날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낮고 빠른 얼리 크로스에 대한 감각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다만 확률적인 부분에 있어서 여전히 실망스러운 크로스가 많고 마르코스 알론소의 대체자 성격으로 영입하는 선수라고 생각했을 때는 분명히 크로스 부분에서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하고, 코칭스태프 차원에서도 다양한 패턴 플레이 상황에서의 크로스 훈련으로 도우며 많이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② 호세 가야(José Luis Gayà Peña)


출생 : 1995.05.25.


국적 : 스페인


소속팀 : 발렌시아 C.F.(Valencia C.F.)


신체 : 172cm / 65kg


인스타그램 : @jose_gaya


(사진출처 : https://www.squawka.com/en/)



<HISTORY>


타국에 뿌리를 두고 지역출신 선수도 아니었던 벤 칠웰과는 달리 호세 가야는 인생이 발렌시아 그 자체인 그야말로 성골중의 성골 로컬보이입니다. 발렌시아 주의 페드레게르에서 태어난 그는 클럽 축구의 시작 역시 발렌시아와 함께 했습니다. 11살이 되던 2006년 발렌시아cf 유스팀에 입단하여 2012년까지 6여 년간 연령별 아카데미의 주축 윙포워드로 활약하며 단 한번의 부침도 겪지도 않았고, 수많은 득점을 기록하면서 공격적인 재능을 키워나갔습니다.


주요성장기가 지나가고 있음에도 다소 왜소한 체구를 가진 가야는 특유의 공격력과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공수전환 능력을 십분 발휘하면서 하드웨어상의 약점을 상쇄하기에 좋은 레프트백으로 포지션 변경을 감행했습니다만 그의 계속되는 전진에 포지션 변경이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마침내 2012년 리저브팀 메스타야로 승격되어 36경기 전부를 레프트백으로 소화하고도 전혀 어색함 없이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준 가야는 당해 12/13시즌 당시 1군 감독 마우리시오 펠레그리노(Mauricio Pellegrino)의 부름을 받고 1군 무대로 올라섰습니다.


그 시즌 주로 컵 대회(코파델레이), 유로파리그에서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가야는 이듬해 13/14시즌 다시 주로 B팀에서 활약했지만 시즌 말미에 리그 내 셋째 가는 강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90분 풀타임 출전하며 팀의 차기 주전 레프트백 자리는 본인의 것임을 확실하게 입증하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조르디 알바가 떠난 후 기량이 만개한 후안 베르나트(Juan Bernat)가 시즌 종료와 함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고, 센터백과 풀백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수비수 제레미 마티유(Jeremy Mathieu)마저 바르샤로 이적하면서 단숨에 주전이 된 가야는 풀백의 전진과 공격성을 전술의 핵심요소로 여기는 새 감독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Nuno Espirito Santo, 현 울버햄튼 원더러스 감독)의 성향에 완벽히 부합하면서 같은 라인에 선 레프트 윙 파블로 피아티(Pablo Daniel Piatti)와 함께 상대 우측면을 초토화시키며 팬들로부터 알바-베르나트-가야로 이어지는 박쥐군단 황금 레프트백의 계보라는 찬사를 듣게 됩니다. 특히 당시 절정의 골감각을 자랑하던 팀의 스트라이커 파코 알카세르에게로 정확히 연결되는 택배 크로스는 일품이었습니다.


그렇게 생애 최고의 한해를 보내며 탄탄대로를 걷던 가야에게 다음 시즌인 15/16시즌은 커리어 최초이자 최악의 위기였습니다. 팀 전체의 성적이 끝을 모르고 부진하면서 자신과 환상의 케미를 자랑하던 누누 산투 감독이 사임했고, 소방수로 감독 경력이 전무한 개리 네빌이 투입되며 본인의 선수시절 경험과 MOTD(Match of the day)패널과 같은 시선으로 해결할 문제가 많은 팀을 겉핥기 식으로 운영하자 성적은 더욱 더 곤두박질치게 되었습니다.


그 여파로 가야 역시 자신감이 떨어지며 전과 다른 소극적인 플레이로 슬럼프에 빠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주 다양한 부위의 잔부상들을 달고 살면서 시즌의 절반을 날려버렸습니다. 이듬해 16/17시즌에도 부진의 터널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부상을 다 털어내고 뛰게 된 시즌이었음에도 지지난 시즌의 폭발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오히려 유스 출신의 직속 후배 토니 라토(Toni Lato)와의 주전경쟁에서 밀리는 양상을 보이며 굴욕적인 시즌을 보냈습니다.

가야는 리그 내 그 어떤 팀의 풀백보다도 부진했고 전반기 라리가 워스트11에 선정이 되면서 가히 처참한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물론 이 시즌 역시 전포지션에 걸쳐 에이스들이 대거 이탈했고(파코 알카세르, 안드레 고메스, 슈코드란 무스타피) 무려 세 명의 감독(파코 아예스타란-보로 곤잘레스-체사레 프란델리-보로 곤잘레스)이 한 시즌을 나눠맡는 등 팀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그와 별개로 가야 개인의 폼이 최악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20대 극초반의 선수가 부상에 신음하며 두 시즌 연속 심각한 부진을 겪는 것은 앞으로의 커리어를 낙관할래야 할 수가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시련을 통해 스스로를 연단한 가야는 철강왕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새로운 몸과 마음으로 17/18시즌을 맞이한 가야는 원래 뛰어났던 공격본능은 물론 수비면에서 센터백과의 협력수비 호흡이나 커버링이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을 보이면서 상대팀들은 호세 가야가 버티는 (공격방향 기준)우측면이 아닌 마르틴 몬토야(Martin Montoya)가 있는 좌측면만을 노골적으로 공략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혼돈의 사령탑 교체시기를 지나 마르셀리노 체제가 안정기에 접어든 18/19시즌, 가야 역시 한층 안정된 경기력으로 팀에 녹아들며 매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대회를 가리지 않고 휴식없이 뛰면서도 백업 따위는 필요없다는 듯이 90분 내내 떨어지지 않는 스태미너를 자랑하며 한때 자신의 자리를 위협했던 토니 라토를 완전히 벤치 구석으로 밀어버리고(이후 psv임대) 리그 4위, 코파델레이 우승의 주역이 됩니다.


또한 이 시즌에는 새롭게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루이스 엔리케의 눈에 들어 A대표팀 데뷔의 꿈을 이루었는데(연령별 대표팀에서는 부동의 레귤러 멤버) 이는 실력 자체보다는 조르디 알바와 엔리케의 사이가 좋지 못한 여파로 얻게 된 행운이였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만 어찌됐든 이후 대표팀에서의 입지 또한 넓혀가며 세대교체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무적함대의 주전자리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갑작스런 감독 교체(마르셀리노→ 셀라데스)와 경쟁자 하우메 코스타(Jaume Costa)의 영입이라는 변수에도 변함없는 활약으로 팀 측면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24세의 어린 나이로 벌써 통산 200경기 출전 기록을 돌파하며 리빙 레전드의 길을 걷고 있는 호세 가야는 벤 칠웰이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시기부터 벵거의 아스날,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완성형 특급 유망주로 시장에서 그 재능을 인정받은 바 있는데, 남은 축구인생 또한 발렌시아에서의 시간들로 가득 채울 것인지, 알바와 베르나트처럼 더 큰 꿈을 가지고 빅클럽으로 향하며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Strength & Weakness>


- Strength >> 체력(지구력) / 크로스 / 패스(시야, 전환) / 드리블 / 태클


: 먼저 체력적인 부분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윙어 못지않게 많은 횟수의 스프린트를 요하는 공격형 풀백들은 빠른 템포로 공수전환이 계속되는 경기에서는 70분 혹은 65분대만 지나가도 급격히 텐션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가야는 부진을 떨치고 재기에 성공한 그 시즌부터 ‘철강왕’이라는 수식어가 그 누구보다 잘어울리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경기종료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그를 주목하면 마치 70분 이후에 경기장에 들어와서 체력이 풀셋에 가까운 선수인 것처럼 종적인 움직임을 활발하게 가져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자국의 라이트백 베예린의 전성기와 비견될 만큼 빠른 스피드는 물론 컷인 드리블 후 방향전환 패스나 4방을 가리지 않는 공간 패스에도 능한 모습을 보이며 뛰어난 축구지능을 자랑하는가 하면, 드리블에 있어서도 양발을 번갈아 사용하는 팬텀드리블이나 상대 수비가 달려드는 운동방향을 역이용한 부드러운 전환과 돌파가 돋보이며 뛰어난 발기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기에 수준급의 태클스킬까지 보유하고 있는데 올 시즌 리그 경기당 2.1개, 챔스 경기당 3개의 기록이 이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강점에서 볼 때 벤 칠웰이 가진 강점들은 대부분 보유한 상황에서 지치지 않는 지구력과 태클, 그리고 크로스의 항목에서는 확실하게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호세 가야의 경쟁력이라고 생각됩니다.

- Weakness >> 내구성(?) / 피지컬 / 공중볼 경합 / 태클 빈도


: 앞서 강점에 대해 언급한 부분과 다소 상충하는 약점들이 있는데, 바로 ‘내구성’과 ‘태클빈도’의 부분입니다. 내구성측면은 분명 최근 두 시즌 간의 근면한 모습으로 어느 정도 상쇄한 부분이 있지만, 과거 부상으로 인해 시즌아웃에 가까운 시즌이 존재했다는 전력을 무시할 수 없고 올시즌 역시 이미 부상으로 이탈한 전력이 있습니다. 비교적 공간을 열어두고 지역 수비를 추구하는 팀들이 많은 라리가에 비해 훨씬 거친 프리미어리그에서 장기부상으로 스쿼드에서 이탈해서는 맨시티의 벤자민 멘디처럼 계륵같은 존재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태클’의 부분에서는 분명 높은 경기당 성공횟수에 기술적인 클린태클이 가능한 선수이지만, 그 빈도에 있어서 지나치게 태클을 남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경기가 수차례 있었던만큼 스스로 자제력을 보이면서 꼭 필요한 순간에만 슬라이딩을 시도하고 스탠딩 태클 위주의 저지를 몸에 익힐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강점으로 평가할 수 있는 한 높은 경기당 태클 횟수는 그만큼 많은 시도가 있었기에 나타나는 스탯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가야를 평가하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피지컬’입니다. 첼시에서 뛰게 될 가야를 상상한다면 이 피지컬적인 결함이 너무나도 뼈아프게 느껴집니다. 기본적으로 공중볼경합 자체는 불가능에 가까운 수준이고 작은 키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왜소한 체구를 가진 가야는 라리가에서도 부진한 경기에서는 상대 피지컬에 완전히 압도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리그 특성을 생각했을 때 이러한 약점은 가야가 가진 수많은 기술적인 강점들과 벤 칠웰에 비해 가진 우위들을 모조리 무용지물로 만들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신체적으로 압도를 당하게 되면 기술로 극복하기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 좋은 표본으로 라리가 최고의 레프트백 필리페 루이스는 첼시로 와서 공수전환지역에서 상대의 강한 압박에 힘에 부쳐하며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한 시즌만에 라리가로 복귀했습니다. 반면 상당히 느린 주력을 가진 것이 자명했던 마르코스 알론소는 풀백의 신체 스탯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큰 키와 탄탄한 밸런스로 볼튼(올해의 선수상 수상)과 선덜랜드(캐피탈원컵 준우승), 첼시(리그 우승) 등 몸을 담은 모든 잉글랜드 팀에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무조건적으로 벌크업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적이 성사되었을 때 긴 적응기 없이 빠르게 리그에 적응하려면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상당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직전 챔스 경기가 첼시와의 맞대결이어서 타 리그임에도 앞서 언급한 가야의 장단점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③ 종합 : 영입 가능성 & 적임자는?


영입이 실현이 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현 시점에서 누가 영입될 것이라고 단언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습니다만 ‘가능성‘이라는 키워드 내에서 다각도로 바라볼 필요가 있는데, 먼저 겨울 이적시장에서 징계가 풀릴 가능성에 대한 소문들이 피어나면서 즉각적인 전력보강을 기대하는 시선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두 명의 선수가 겨울에 급히 이적을 추진할 가능성은 적어보입니다.


각각 2024년, 2023년까지 넉넉히 재계약이 되어 있는 두 선수를 빅딜이 많지 않은 겨울에 급히 수혈하려 한다면 협상에서 끌려 다니면서 그렇지 않아도 미쳐가는 시세의 시장가보다도 더 높은 금액을 들여야 할지 모르는데, 현실적으로 컵대회 이외에는 우승 가능성이 없는 올 시즌에 굳이 겨울 영입을 서두를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물론 영입경쟁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빠른 계약을 추진할 수는 있지만 만에 하나 겨울영입이 성사가 된다고 하더라도 시즌 종료 후 합류하는 조건일 것입니다. 특히 칠웰의 경우에는 레스터가 쾌조의 스타트로 챔스권에서 우승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시즌 중 이적은 더더욱이 가능성이 낮고 가야 역시 그의 백업인 하우메 코스타가 철저히 수비형 풀백이라는 점에서 발렌시아가 대체자의 수혈 없이 가야를 보낼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한편 젊은 선수의 이적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인 ‘바이아웃’에 있어서는 극명하게 대조가 되는데, 벤 칠웰은 바이아웃이 존재하지 않는 반면 호세 가야는 지난해 재계약을 하면서 무려 1억파운드(약 1180억)의 바이아웃 조항을 삽입하게 되었습니다. 재계약 이전에 호세 가야의 바이아웃이 그 절반인 5000만 파운드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아쉬운 대목인데 바이아웃을 두 배로 상향조정하는 것에 흔쾌히 동의한 것을 보면 스스로 이적의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적이 성사된다면 바이아웃을 전부 지불하고 데려올 가능성보다는 자금 확보차원에서 구단이 적당한 가격에 판매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야의 바이아웃을 고려하지 않은 순수 이적료만을 생각했을 때는 오히려 홈그로운이 충족됨은 물론 국내 팬들로부터 소위 ‘뻥글 프리미엄’으로 불리는 자국 선수 몸값상향 현상, 벤자민 멘디에게 실망한 맨시티의 영입전 참전등의 이유로 벤 칠웰의 이적료가 더 높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책정된 벤 칠웰의 최종 이적료는 최고의 협상으로 최소의 이적료에 협의한다고 해도 7000만파운드를 훌쩍 넘길 것으로 모두가 전망하고 있는데, 아무리 이적시장의 시세가 미쳐 돌아간다고는 하지만 빅클럽 경험이 전무한 풀백의 이적료로는 가히 천문학적인 금액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강제적으로 지갑이 묶이게 된 첼시가 돌아오는 이적시장에서의 가용 자금이 최소 2200억에 달한다는 점에서 머니게임에서 패할 가능성은 많지 않지만 동시에 링크가 뜨고 있는 제이든 산초나 히사이 등의 타 포지션 타겟에게도 적절한 배팅액을 배분해야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돈 문제를 떼어놓고 생각한다면 필자의 시선으로는 단호하게 벤 칠웰이 더 좋은 선택지로 보입니다. 홈그로운을 충족하면서 바클리처럼 자국선수라는 이유로 로스터를 채우고 있는 잉여자원을 처분할 수도 있고, 리그 적응도 측면에서도 변수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기술과 경험적인 측면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스페인 특유의 기술적인 완성도와 훨씬 풍부한 경험으로 기량이 무르익은 호세 가야에게 훨씬 더 높은 점수를 주는 시선도 분명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첫 게시글을 준비하면서 많은 시간을 들인 영상분석과 직관적인 느낌으로는 현재 첼시가 보유한 자원들의 이점을 고스란히 가지면서 답답한 측면공격에 활기를 돋아줄 폭발력있는 풀백은 바로 벤 칠웰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클래식 스탯 부문에서도 가야가 아직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칠웰은 1골 3도움의 기록을 내고 있습니다.














한편 상황적인 조건을 떼어놓고 이적 가능성을 점쳐볼 때는 호세 가야가 훨씬 오랜 시간동안 첼시와 연결되었지만, 최근 동향은 벤 칠웰과 훨씬 더 강하게 연결되고 있고 첼시 역시 직접적인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최근 벤 칠웰의 인스타그램에는 a매치 몬테네그로전 mom 트로피를 받은 사진이 게재되었는데 램파드 감독이 이 게시물에 직접 like(좋아요)를 누르면서 끝없이 소문만 난무했던 이적설에 불을 지피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멀지 않은 시간 내에 BLUES의 가족이 될 수도 있는 두 선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과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P.S. 안녕하세요 첼포터즈 여러분, BLUES만을 위한 아마추어 칼럼니스트로 여러분과 함께하게 된 ‘죠지’입니다. 앞으로 더 유익한 게시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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